[책] 아몬드_손원평

2023. 6. 22. 16:05Cultural Advance

ABSTRACT

 우리는 왜 이렇게 평범하게 사는 것이 중요할까? 물론 어떤 동물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것이 생존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무리 안에 속하려면 평범해야 하고, 무리 안에 속해 있어야 오래 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현대의 우리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는 지났다는 생각이 든다. 내 안의 평범하지 않은 모습도 존중해 주는 내가 되어야겠다.

 

MOTIVE

 사촌동생 지은이가 추천해 줬고, 빌려주기까지 해서 읽게 된 책이다. 지은이는 어떤 부분이 재밌었을까? 궁금하다. 이모가 책을 많이 읽어서 지은이도 책을 읽는 좋은 습관을 물려받은 것 같다.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습관을 전파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IMPRESSION

엄마에게 늙을 기회 같은 건 주어지지 않았다.
-아몬드

 이 소설에서 저 문장은 사고로 돌아가신 주인공의 어머니의 상황을 보여준다. 이 맥락과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 일 수 있지만, 이 문장을 읽으면서 '늙음'과 '기회'라는 얼핏 상반적으로 느껴지는 두 단어의 조합을 통해 늙는다는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는 '늙는다'라는 개념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시간을 거스르지 못함을, 나이를 먹는 것을, 노화가 일어나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한다. 영화 은교에 이런 대사가 있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이 대사에서도 보이듯이 우리는 젊음을 상으로, 늙음을 벌로 여기는 관점이 사고 체계의 저변에 깔려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설 속 문장에서는 '늙음'이라는 단어가 '기회'라는 단어를 만나 우리에게 감사함을 주는 단어가 되었다. 오늘은 어제 하늘나라에 간 사람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늙는 것을 싫어하지만, 우리에게 늙을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감사해야 한다. 이런 기회는 누군가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기회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더 오늘을 충실히 살고, 느끼고, 즐겨야 한다는 원동력을 다지게 되었다.

 우리는 언제나 다양함을 지향한다. 모든 다양성 요소가 있기에 우리는 나라는 주체와 객체를 구별한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우리는 특정 요소들은 차별한다. 늙음, 눈에 띄지 못하는 외모, 소극적인 성격 등... 그중에서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유달리 늙음을 싫어한다. 늙음 역시 내 삶이 다양하게 변해가는 모습 중 일부인데, 그 순응과정이 쉽지 않다. 나 역시 늙음이라는 개념에 부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늙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마침내 순응하는 폭넓은 관점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이그노투스가 죽음을 자신의 친구로 받아들인 것처럼.

 

나는 평범함을 타고나지 않았으니까.
-아몬드

평범하다 平凡 하다

형용사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평범을 검색하면 나오는 결과다.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모습, 다른 환경, 다른 성격, 다른 사고방식, 다른 상호작용의 메커니즘... 우리가 다르게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적어보자면 끝이 없을 만큼 다르게 태어났다. 우리 모두는 똑같이 태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각자 다른 점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런데 우리는 왜 평범하게 살려고 할까? 우리 모두는 평범하게 태어나지 않았는데, 평범한 삶을 원하기에 불행한 것이 아닐까? 현대는 평범함에 묻혀버린 세대다. 소위 말하는 튀는 사람들이 주목받는 세대다. 동시에 질타받는 사회다. 아몬드의 주인공을 보면 그렇다. 평범하지 않은 것은 이상하다고 여기는 친구들, 주변 사람들에 의해 평범하지 않은 내 모습이 마치 사회의 울타리 밖에 있는 느낌이다.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들과는 도저히 맞춰지지 않는 어떤 부분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그것이 잘못된 것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 정신적, 물리적 피해를 주는 '다름'은 분명히 억제되거나, 다른 분야의 '다름'으로 지양되어야 하는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평범하게 살기 위해 독특한 나만의 개성을 억누르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 같다.

초등학생 때 : 나대지 말아라
중학교 때 : 나대지 말아라
고등학교 때 : 나대지 말아라
대학교 때 :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 왜 이렇게 눈치를 봐?
취준 할 때 : 자신감을 갖고 본인을 어필해 주세요.
취업 후 : 나대지 말아라

-고려대학교 대나무 숲 / 인터넷 검색 결과

 인터넷 사이트에서 대다수 사람들의 많은 공감을 받았던 글이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평범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개성 있는 사람을 싫어하는지 생각해 봤다. 동시에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는 교육과정을 거친 외국인들의 당당한 애티튜드는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그 모순 속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뭘까?"

 가끔 생각을 해본다. 평범한 삶이 무엇일까? 뜬금없지만, LOGOS만이 존재하는 삶이 아닐까? 순수한 이성만으로, 이성적인 가치아래 합리적인 판단만을 내리는 삶들이 모인다면 '평균'에 가까운 삶이 될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 삶이 완전히 평범한 삶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구별점이자, 사람들을 가장 잘 설득할 수 있는 장치는 언제나 PATHOS라고 생각한다. 감정이란 AI와 사람의 가장 큰 차이이자, 사람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기에 어쩔 때는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그 선택을 받아들이고 때때로 되풀이하며 사는 것이 삶인 것 같다. 같은 상황에서도 각기 다른 감정을 느끼고, 또 느끼는 감정의 깊이가 다르기에 다양한 삶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이 감정과 이성이 공존하는 삶이 평범한 삶 아닐까? 정규분포의 평균에 가까워지는 삶이 아니라 대다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인 삶의 관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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